20148월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 대규모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일명 ‘씽크홀’로 불리는 지반 침하 사고의 원인이 지하 공간 개발로 인한 지하수위 변동으로 지목됐다. 도시 지하수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201995서울시물순환시민위원회 지하수분과장을 맡고 있는 윤성택 고려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를 만나 서울시 도시 지하수의 특성과 지하수의 환경적 가치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이번 기사는 7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물순환시민문화제 물순환심포지엄’ 지하수분과 발표와 827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된 물환경연구부 세미나에서 윤성택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 땅속 안전의 보루, 지하수


 지난해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하공간을 10m 이상 개발할 경우 반드시 지하안전평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하 공간의 안전성 측면에서 지반 조사와 함께 지하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서울 땅속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지하철, 고층건물, 상하수도관과 케이블수많은 지하 시설물이 지상만큼이나 복잡할 것”이라며 “지하시설물이 지하수의 흐름을 왜곡시키고 수위에 영향을 미쳐 지반 침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수 유동, 유출량, 강우 시 지하수위 영향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택 교수는 엄청난 양의 서울시 유출지하수에 주목하고, 안정적인 지하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유출량을 줄이거나 유출수를 지하로 환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유출되는 물은 공원이나 샛강 등 친수 공간의 유지용수로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출 지하수는 지하 공간의 개발을 위해 해당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지하수위를 낮추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지하철, 고층건물 등에서 지금도 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다른 도시에 비해 두드러지게 양이 많아 지하수이용량 대비 3.6배에 이르고, 전체 지하수 개발가능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윤 교수는 “지하수의 관리와 효율적 이용을 위해 하루속히 이를 위한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많은 시민들이 지하수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윤성택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지구 환경의 다양한 요소 중 지하수를 집중해 연구하시는 이유


A. 땅과 지구를 공부하는 지질학과에서는 땅 속의 물, 즉 지하수를 가장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광물자원 탐사에 관한 공부를 하고 난 후, 지구환경 문제가 대두될 무렵에 처음 온천수 연구를 시작했다. 지하수에는 광물과 암석의 영향을 받아 몸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유럽에서는 치료와 건강 유지 목적으로 온천욕 뿐 아니라 온천수(광천수)를 약으로 먹기도 하는 ‘온천의학’이 일찍이 발달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생수도 먹는샘물(지하수)이며, 화장품이나 식품 원료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물도 대부분 지하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수인 먹는샘물의 수질기준이 지표수의 먹는물 수질기준과 거의 동일한데, 이는 제도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미네랄 항목의 기준 같은 경우에도 현행기준을 개선할 수 있다면 브랜드 차별화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지하수 온도가 연중 일정한 것을 이용해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냉난방용 지열 에너지원으로 크게 이용되고 있다. 무궁무진한 지하수의 가능성만큼이나 소중히 관리하기 위해 과학적 이해를 높여야한다.


Q. 지하수가 지구 환경에서 중요한 이유나 역할을 설명해 주신다면


A. 지하수의 생태적 가치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자연경관이 바로 ‘습지’이다. 습지는 여러 물을 받아 들여 정화하고, 홍수와 가뭄을 완화하며 탄소를 저장해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역할까지 한다. 다양한 동식물이 사는 습지의 환경적 가치는 익히 알고 있지만, 습지를 만드는 원천이 지하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하천의 생태복원 사업이 많이 추진되고 있는데, 습지와 같은 수변생태계 조성에 있어서 인근 지하수를 비중 있게 조사하고 설계해야 습지 기능을 유지하여 지속가능할 수가 있다.


 지하수는 반드시 지표수로 배출되기 때문에 지표수의 수질 관리에 있어서 그 양이 막대한 ‘지표수로 유출되는 지하수’인기저유출’에 대한 수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농축산업 지역에서의 ‘질소 관리’이다. 강이나 하천으로 바로 들어가는 직접유출을 대상으로 하는 현행 비점오염원 관리와 더불어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오염물질의 관리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영얌염류 중 ‘인’을 중점적으로 관리했지만, 선진국은 이미 「질소관리를 위한 법규」를 제정해 지하수를 포함한 다양한 물에서의 질소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출처]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 뉴스레터 보건환경톡톡이 만난 사람

     - 기사 작성 : 식품의약품부 연구기획팀 조영리 주무관

     - 취재 지원 : 물환경연구부 수질화학팀 최예덕 환경연구사

     - 인터뷰 지원 : 생활환경연구부 산업환경팀 문병진 환경연구사